저녁먹고 샤워를 하려는데, 시언이도 아빠랑 샤워하겠다고 꼬추를 딸랑거리며 욕실로 들어옵니다.
그러다가, 엊그제 발에 상처가 나서 밴드를 붙인 것이 생각났나봅니다.

"엄마아~ 나 샤워해도 돼?"
"아니이~ 상처에 물들어가면 안된다.."
"히잉~ 나 씻구 싶은데.."
"그래 그럼 아빠에게 등목해달라고 해라"

시언이가 쪼르르 아빠에게 와서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?

"아빠, 엄마가 나 등하고 목만 씻으래!"

등하고 목?? o.O

하긴 요즘같이 사시사철 더운물 나오고 욕실이 집집마다 있는데, 등목을 알 턱이 없지요.
등목이 무엇인지 설명해주고 엎드리라고 했습니다.
고 작은 등판에 따끈한 물로 몸을 적시고, 간지러워 하는 녀석을 굳이 비누로 뽀득뽀득 씻어주면서, 옛날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.

예전엔 여름에 더운날, 아빠가 너처럼 엎드려 뻗쳐를 하면 할머니가 얼음처럼 찬 물을 바가지로 솩 부어주셨단다. 어찌나 시원한지..

시언이는 서서 샤워를 하지 않고 이렇게 등목을 했던 시절이 있다는게 무척 신기한가봅니다.
부자가 한참을 묻고 답하며 있는데 시언이의 결정적인 말.

"근데 아빠아.. 나 팔아파요.." ㅜ.ㅠ

역시 요즘아이들에겐 단련이 필요하다는 것인가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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